「수술은 성공, 삶은 무너졌다」
80세 이상 전신마취, 누구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
“간단한 수술이라고 했어요. 그런데 아버지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서울에 사는 A씨(56)는 3년 전을 떠올리면 아직도 말을 잇지 못한다.
당시 82세였던 아버지는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짧은 수술이고 전신마취는 흔하다”고 설명했다. 가족은 의료진의 말을 믿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아버지는 회복실에서 깨어난 뒤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고, 밤이 되자 소리를 지르며 침대를 벗어나려 했다. 의료진은 “고령자에게 흔한 섬망”이라고 말했다. 며칠이면 나아질 거라고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끝내 예전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기억력은 급격히 저하됐고, 독립 보행도 불가능해졌다.
A씨는 말한다.
“수술 전엔 혼자 밥도 먹고 산책도 하셨습니다.
지금은 요양병원에 계세요.
이게 정말 ‘간단한 수술’이었을까요?”
🔍 전신마취, 정말 ‘당연한 선택’이었나
전신마취는 흔히 “수술의 일부”로 취급된다.
하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는 전신마취를 **‘그 자체로 하나의 고위험 의료행위’**로 분류한다.
마취는
- 의식을 완전히 차단하고
- 호흡을 멈추게 하며
- 심장·혈압·뇌 기능을 동시에 억제한다
즉, 환자는 수술 시간 동안 생명 유지 기능을 의료진과 기계에 전적으로 맡기는 상태가 된다.
문제는 이 과정이 고령자에게 훨씬 더 위험하다는 점이다.
📊 “80세 이상, 위험은 통계로 증명된다”
여러 의학 연구에 따르면,
- 80세 이상 수술 환자의 합병증 발생률: 약 25~30%
- 입원 중 사망률: 5~10%
- 전신마취는 국소·부분마취보다 위험도 높음
- 마취 후 섬망·인지기능 저하 발생률 급증
특히 주목되는 것은 **‘수술 후 인지기능장애(POCD)’**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혼란이 아니라,
- 기억력 저하
- 판단력 상실
- 치매 악화 또는 새로 발병
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령자에게 전신마취는 회복 가능한 위험이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변화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 “섬망은 흔하다”는 말의 함정
부산에 사는 B씨(61)의 어머니(85)는 담낭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문제없이 끝났지만, 마취 후 어머니는 밤마다 환각을 호소했다.
의료진은 말했다.
“고령자에겐 흔합니다. 며칠 지나면 괜찮아져요.”
하지만 며칠은 몇 달이 됐고, 몇 달은 1년이 됐다.
어머니는 결국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섬망이 이렇게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걸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어요.”
의학계에서는 이미 마취 후 섬망이 장기 인지저하의 강력한 위험 신호라는 점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전히 “일시적 현상”으로 축소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
⚖️ 법적 책임은 왜 묻기 어려운가
문제는 이런 사례들이 법적으로 문제 삼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신마취와 관련한 의료분쟁에서 가장 큰 장벽은
👉 **‘의사의 재량권’**이다.
법원은 대체로
안에서 이루어진 마취 선택이라면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환자 가족들이 가장 크게 문제 삼는 지점은 따로 있다.
“위험을 설명받지 못했다”
“대안이 있다는 걸 몰랐다”
“이 정도 결과가 올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즉, 설명의무다.
🚨 설명되지 않은 위험들
탐사 취재 결과, 많은 고령 환자 보호자들은 다음과 같은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한다.
-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부분마취 대안
- 마취 후 인지기능 저하 가능성
- 수술 성공과 별개로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점
- “수술하지 않는 선택”과의 비교
설명서에는 서명이 남지만,
그 서명이 이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보호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설명
❗ “수술은 성공했지만, 삶은 실패했다”
의료계 한 전문가는 이렇게 말한다.
“고령자 수술에서 중요한 건
병변을 제거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 병원 회전율
- 수술 건수
- 관행적인 전신마취 선택
에 더 익숙하다.
🧾 결론: 묻지 않으면,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80세 이상 고령자에게 전신마취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선택이다.
그러나 그 위험은
-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 통계는 공유되지 않으며
- 결과는 가족이 감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