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1-11-25 13:25

  • 사회종합 > 민원현장

왕숙사람들 "끝장 보겠다"

기사입력 2021-11-22 18:27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 스토리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22일 왕숙지구 원주민 150명 경찰과 대치 
LH측과 협상중 대책위원장 병원으로 이송
LH측에 필지당 70만원 총 2조원 마련 촉구
LH "주민들 의견 충분히 검토하겠다"밝혀
LH 출신 추천 감정평가사 배제하라" 요구
보상 통보 및 지장물 평가 연기 4개항 전달


때 마침 매서운 칼바람이 거세게 부는 22일, LH남양주사업본부 앞에서 왕숙지구 원주민 150여 명이 다시 상여를 앞세웠다.


8일째 단식천막농성을 해온 대책위 집행부 4명이 머문 비닐 텐트 1동을 집어 삼키듯 바람은 집회에 동참한 왕숙지구 원주민들을 더 위태롭게 했다.


원주민들은 결사반대 구호가 새겨진 붉은 조끼를 나눠 입고 징과 꽹과리에 맞춰 "LH공사 해체하라", "현실보상해라", "억울해서 못살겠다"고 구호를 외쳤다.



천막 안에 겨우 누워있는 단식을 강행해온 이종익 대책위원장, 공대석 진접 대책위원장 등 4명은 주민들을 향해 머리를 숙이고 LH남양주사업본부장과 협상을 위해 건물로 들어갔다. 이미 본부 건물 내에는 남양주북부경찰서 소속 경찰 1개 중대 40명과 형사 등이 나와 원주민들을 진입을 막아섰다.


협상의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 원주민들은 피켓을 듣고 경찰 대열로 뛰어들어 몸싸움을 하며 LH를 규탄했다. 그리고 1시간 쯤, 우려했던대로 이종익 대책위원장은 탈진으로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30분이 지나 협상장을 나온 일행들은 대기중이던 왕숙지구 원주민들에게 협상 내용을 공개했다.


이들은 이병창 LH남양주사업본부장과 협상결과와 관련해서 ▲헐값 보상 방지위해서 현 절차 모두 중지▲토지감평 재평가 ▲보상 통보 및 지장물 평가 연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특히 가장 민감했던 왕숙지구 내에 343만 평 중 하천 등 43만평을 뺀 나머지 300만 평에 대해 각 필지당 70만 원을 포함, 2조 원 추가 책정을 요구했고, 다만 3명의 감정평가사들이 평가를 할 때 금액 중 최고액 평가할 것을 요구를 했다.. 이런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사업본부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날 LH남양주사업본부측은 주민들의 뜻을 충분히 듣은 만큼 모레 수요일까지 본사 총괄책임자인 스마트시티 본부장한테 다 전달한다고 했다.

왕숙지구, 왕숙2지구, 기업이주 등 대책위원회는 "우린 억울하다. 어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대로 현 정부가 실패한 부동산 정책의 희생양이 우리 왕숙 지구 사람들"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책 실패로 인해서 주변에 땅값은 다 오르는데 우리만 계속 18년째 묶여 있었고, 이런 부분도 충분히 감안해서 재평가될 수 있도록 저희들이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원주민들은 주장해온 LH공사는 땅투기도 모자라서 멀쩡하게 살던 주민들을 신도시 개발의 명분으로 주거권리에 대한 행복권 박탈과 인간다운 인권까지 내팽겨친 채, 내쫓는 건 만행을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토지를 헐값에 빼앗아 결국 민간사업자들이 수천억 원의 폭리를 취하는 형태를 묵인할 수 없다."며 "현재 진행중인 3기 신도시 등 공공주택지구 공통된 현상"이라면서 "국회와 정부 등은 수용주민들을 위한 정책이 아예 없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다."며, "오로지 규제일변도의 정책 기조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의 입법추이를 살펴보면, 개발제한구역(왕숙지구 전체면적의 96.3%를 차지, 3기 신도시는 전체면적의 94%(여의도 면적의 11.1배) 차지)이 헌법불합치 결정(1998.12.24.) 됐음에도 국회에서 보상에 관한 법률 미제정으로 지난 50여년 간 수용주민에 대한 보상이 전무했다.

주민들이 극도로 날설 수 밖에 없는 또 하나는 20대 국회에서 대토보상 양도세 감면율 상향(15% → 40%, 실제로 기존 대출금을 갚고나면 대토 매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기대했던 21대 국회조차 한시법 연장 등 주민들을 위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법률 개정이 거의 없어 살길이 막막하다고 했다.


공대석 위원장은 "정부가 어느날 갑자기 공익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수용주민들 의사를 묻지도 않은 채 땅은 물론 보상금의 20~40%정도를 뺏어가는 건 말이 되느냐."고 성토했다.
 

왕숙지구 사람들은 과도한 양도세, 삶의 흔적과 추억 등을 강제로 빼앗아 가는 건 헌법을 유린하는 것과 똑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10억원 보상금에서 3억원을 양도세로 내고 나면, 7억원 보상금에서 기존 대출금을 상환한 후 손에 쥐게 되는 돈으로 가까운 다산신도시 아파트에 들어가기 힘들다고 했다. 실제로, 왕숙지구에서 도보 10분거리인 다산지구 아파트 분양가는 3.6억원~4.2억원에서 지금은 11억원 정도이다. 부동산가격을 오른 호재는 9호선 연장 시 2억원~3억원까지 상승요인이 됐다.

 

수용주민들은 "타들어가는 마음을 정부가 알아야 한다."며 "우린 마지막 수단으로 생업을 팽겨치고 우리 목숨을 던져서라고 끝장을 볼 것"이라고 분노를 참지 못했다.


원주민들은 '감정평가'에 문제의 의혹을 제기해왔다. LH공사는 총사업비 1조 원 이상의 대규모의 공익사업을 추진하면서 토지를 헐값에 강제 수용하는 방침을 반복해왔다.

 

왕숙지구 경우 대장동 헐값 보상을 주도한 특정업체(경일감정평가법인)가 LH 추천 감정평가사로 선정돼 헐값으로 감정평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에 대해, 경일감정법인은 "통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왕숙·왕숙2지구 연합대책위원회측은 LH측에 "LH 출신 추천 감정평가사에서 배제하라"하라고 여러차례 요구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LH 출신 감평사들이 왕숙지구의 경우 4호선 및 8호선 연장 등 주변 개발이익 반영 등으로 헌법상 보장된 정당보상을 해야 마땅하다."며 "이를 어길 경우 우린 감정평가사 지장물 조사 등을 전면 거부할 수 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영민 기자 (nyji@hanmail.net)

  • 등록된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댓글0

스팸방지코드
0/500